위클리벳 노화를 치료하는 DNA의약품 신약 나온다
플럼라인생명과학 ‘리뉴독’ 6월 출시 예정..IGF-1 최적화로 활동성·식욕·면역↑
위클리벳 노화로 감소한 활동성·식욕·면역력을 회복시키는 신약이 나왔다.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타겟하여 개발된 신약인데다 동물용의약품에선 찾아보기 힘든 DNA의약품이라 눈길을 끈다.
플럼라인생명과학은 4월 23일(수) 서울대 수의대에서 신약 ‘리뉴독’을 소개했다.

개 GHRH 분비 유도..IGF-1 수치 최적화
이날 리뉴독을 소개한 플럼라인생명과학 CMO 전형우 수의사는 “반려견의 노령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인 반면 그 진료를 뒷받침하는 의약품은 인체용의약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리뉴독은 동물용 DNA의약품으로는 세계 최초(First-in-Class)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리뉴독의 주성분은 합성 개 성장호르몬방출호르몬(GHRH) 플라스미드다. 말그대로 GHRH를 생산해 배출할 수 있는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 내로 주입하여 효과를 보인다.
노령견 환자에 근육주사된 리뉴독 성분은 근육세포 안에서 6개월여간 개 GHRH를 생산한다. 생산된 GHRH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유도하고, 성장호르몬은 간에서 IGF-1 분비를 촉진한다.
전형우 수의사는 “연구 결과 리뉴독은 IGF-1을 최적화된 수치로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IGF-1 수치가 낮아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겪는 노령견에서는 높아지는 쪽으로, IGF-1 수치가 높아 암·당뇨 위험이 증가한 노령견에서는 낮아지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임상시험에서는 리뉴독을 주사한 10세 이상 노령견에서 6개월간 활동성 증가, 식욕 증가, 면역력 증가 효능을 보였다. 특히 CD8+ naïve T cell(미접촉티세포) 숫자가 33% 늘어, 그로 인한 면역력 증가를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냈다.
DNA 세포내 주입 위해 전기천공기 활용
전기천공 위한 보정, 높은 가격 허들 넘을까
플럼라인생명과학 김은진 연구소장은 “노화는 세계보건기구가 정식 코드를 부여한 질병”이라며 “3~6개월로 체내에서 생존기간이 긴 근육세포를 타겟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DNA 백신은 유전자를 세포내에 주입하는 전달체로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했다. 반면 리뉴독은 바이러스가 아닌 플라스미드 전달체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와 달리 병원성 문제가 없어 안전성이나 제조·생산 측면에서 탁월하지만 목표한 유전자를 세포 내에 전달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전기천공(electroporation)을 활용한다.
셀렉트라(Cellectra®) 전기천공기를 활용해 약액을 근육주사하면서 주변부에 순간적인 전기충격을 실시하여 플라스미드가 세포막을 일시적으로 투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액 주입용 주사침 외에도 전기충격을 위한 침을 함께 주사해야 하는 만큼 환자 보정이 중요한 요소로 지목됐다.
주사 과정 자체는 빠르면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만큼 단시간의 진정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그러한 진정도 부담스러운 고령견의 경우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날 세미나 말미에도 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한 원장은 ‘시험 과정이라 모두 진정 후 주사했다’면서도, 개체에 따라 하루이틀 주사부위 반응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김은정 소장은 “삭모하지 않아도 주사가 가능하며, 임상시험 과정에서 투여와 관련된 문제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뉴독 주사는 10세 이상의 노령견에 4~6개월마다 반복 투여할 수 있도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정식 출시를 앞둔 리뉴독은 상당한 고가의 치료옵션이 될 전망이다. 위클리벳에 처음으로 적용되는 동물용 DNA의약품인데다 약효가 길고 투약과정도 복잡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형우 수의사는 “오는 6월까지 출시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생산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며 “리뉴독을 사용하는 동물병원에 전기천공기를 대여해 줄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