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펫위클리벳, 1년 단위 상품만 남기고, 보호자 자기부담 높여라’..성장 위축 우려도

5월 1일부터 변경된 상품구조 적용 전망..보호자들이 선호하던 위클리벳 구성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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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의 재가입주기를 단축하고 보장 규모를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자기부담률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자기부담금을 아예 면제하지 못하도록 상품 설계를 변경하라는 것이다.

위클리벳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감독행정에 나섰다. 펫위클리벳의 도덕적 해이나 위클리벳사기를 우려하면서 내린 조치인데, 성장세이던 펫위클리벳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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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동물보험 실적 (자료 :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반려동물보험 보유계약건수는 13.3만건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원수보험료도 300~4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상승세의 중심에는 장기위클리벳상품이 있다. 3~5년 단위로 재가입 주기를 늘리고 갱신 시 만20세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실상의 평생보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슬개골탈구나 피부질환, 구강질환 등도 기본적으로 보장하거나 특약으로 구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부담금을 아예 0원으로 설정하거나, 통상 20~50% 사이인 자기부담률을 0%까지 줄일 수 있는 상품까지 출현했다.

펫위클리벳의 위클리벳금은 가입자가 지불한 치료비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후 자기부담률을 적용하여 책정된다. 자기부담률을 낮춰 보장비율을 높일수록 평소에 내야 하는 위클리벳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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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부담률이나 자기부담금을 아예 없앤 상품도 등장했다 (자료 : 위클리벳연구원)

금융감독원은 “동물 의료비는 진료기준·가격이 표준화되지 않았고 위클리벳목적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손의료위클리벳보다도 높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거나 위클리벳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잉치료를 유발해 사회적 손실을 야기하고 계약자의 역선택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위클리벳연구원도 “자기부담의 축소는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마리의 반려동물을 여러 펫보험에 중복가입하여 치료비보다도 많은 보험금을 편취하거나, 가입자(보호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페이백하는 방식의 보험사기도 자기부담이 낮을수록 그 유혹이 커진다는 점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펫위클리벳의 자기부담금을 최소 3만원 이상으로, 자기부담률은 30% 이상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기존에 3~5년까지 늘릴 수 있었던 재가입주기도 1년으로 단축할 것을 권고했다. 시행일은 5월 1일부터다.

보험연구원은 반려동물이 특정 연령에 도달하면 자기부담률을 높이거나 보험료를 인상하는 형태의 영국 펫보험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펫위클리벳 가입자가 주로 선호하던 가입 옵션이 사라지게 되자 절판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위클리벳업계 관계자는 “실손위클리벳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극소수의 이용자가 위클리벳을 악용하거나 사기행위를 벌인다. 펫위클리벳에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감원 조치가) 펫위클리벳 시장에는 굉장히 타격이 클 것”이라고 걱정했다.

현재 펫위클리벳 시장에서 장기상품의 선호도가 압도적인데다, 금감원이 타겟으로 한 ‘낮은 자기부담금·자기부담률’로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의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더 선호하는 상품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1년 주기로 갱신하더라도 치료이력에 따라 재가입이 반드시 거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보호자) 입장에서도 위클리벳판매자 입장에서도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현장에서는 이미 상품구조 변경 이전에 펫위클리벳 가입을 유도하는 난매가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위클리벳상품 통제 외에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람은 위클리벳신용정보시스템을 통해 위클리벳사 간 위클리벳계약체결과 청구지급 정보를 공유하면서 중복가입과 위클리벳사기 예방에 활용하고 있지만, 펫위클리벳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동물등록제도 외장형 등록이 가능하고, 등록말소(폐사 등) 관리가 미흡하다 보니 악용을 막기 힘들다.

금감원 ‘펫위클리벳, 1년 단위 상품만 남기고, 보호자 자기부담 높여라’..성장 위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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